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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수펄에게 잔인한 계절



봄을 맞이하면 사람들이 분주해지죠.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키며 집안이 들썩거립니다. 양봉농가에게도 봄은 분주해지는 계절입니다. 상춘객들이 지나가고 벛꽃이 떨어지는 4월에 양봉농가에서는 일손이 더욱 바빠집니다. 정신없다는 표현이 오히려 어울리겠군요. 




봄이 되면 여왕벌은 왕성하게 알을 낳으면서 새식구 맞이에 온힘을 다하게 됩니다. 일벌들은 위의 사진처럼 벌통안 이곳저곳에 빈공간만 있으면 집을 짓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일벌은 새로운 여왕을 위한 준비를 시작합니다. 신왕(새로운 여왕벌)이 태어나면 신왕은 벌통의 새로운 주인이 되고, 구왕(기존의 여왕벌)은 자신이 다스렸던 벌통을 버리고 멀리 떠나게 됩니다. 분봉이라고 합니다. 

일벌들은 새로운 여왕벌을 준비함과 동시에, 여왕벌 교미를 위한 수많은 수펄(수컷벌)들을 준비하게 됩니다. 


그런데 양봉농가에게는 이러한 일련의 벌통안에서의 변화가 매우 끔찍한 상황입니다. 두가지 측면에서 큰 손실을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1. 분봉:

    - 분봉이 날 때, 구왕은 벌통안에서 힘좋은 일벌들을 절반이상 동반하여 집을 나가게 됩니다. 게다가 집을 나가는 일벌들은 꿀을 잔뜩 배불리 먹고 나가버리기 때문에 꿀 손실도 엄청납니다. 그래서 분봉이 터져버린 후 남은 벌통에서는 당해 꿀농사는 포기할 수 밖에 없어 농가의 큰 손실입니다. 


2. 일하지 않는 수펄:

   - 수펄은 새로운 여왕벌이 태어났을 때, 오직 교미만을 위해 존재합니다. 수펄의 개체수가 많아지면 벌통의 꿀만 축내어 꿀농가에게 손해를 끼치는 존재로 여겨집니다. 




벌통안 이곳저곳에 일벌이 덧집을 지어내리지만, 양봉농가에게는 쓸모없는 벌집일뿐입니다. 덧집에 들어 있는 꿀도 아깝지만 버릴수밖에는 없습니다. 




위의 봉판(나무틀에 벌집이 가지런히 만들어진 판)을 보면 전체적으로 가지런히 만들어진 일벌집들이 보이고 오른편에 울퉁불퉁하게 지어진 수펄집이 보입니다. 봄이 되면 양봉농가에서는 매일 벌통안을 들여다보면서 수펄집을 정리하느라 바쁜 하루를 보내게 됩니다. 




칼로 수펄집을 잘라내면 수펄은 고치상태로 태어나지도 못한채 죽게 됩니다. 






그래서 봄을 맞은 양봉장에 가보면 벌통앞에 덧집과 수펄집들이 잔뜩 널부러져 있습니다. 




내검(벌통안 들여다보기)을 하고 지나간 자리에는 위의 사진처럼 버려진 수펄집들과 덧집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일벌들은 관여하지 않고 꿀을 찾아 수키로미터를 왕복합니다. 


그리고 5월 아카시아벌꿀이 올때를 대비하면서 한달을 준비합니다. 올해에도 아까시꿀이 대풍이 나길 바래봅니다. 





대한민국 벌꿀명가, 벌꿀오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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